날개 없는 선풍기 Air Multiplier는 엄밀하게 날개가 없는 것이 아니라, 날개가 보이느냐 보이지 않느냐의 차이다.
아무튼 보이는 부분에서는 날개가 없으니 날개 없는 선풍기라 불러도 무방할 듯.
날개 없는 선풍기의 원리는 베르누이의 원리를 응용했다는 정도만 알면 된다.
대학에서 항공 관련 공학을 전공한 나도 선풍기 하나 따위의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수식을 거들먹거리기엔 늙었다 T_T. (사실 공부를 잘 못했어요~)
아무튼 공기가 흘러가면 빈자리가 생기고 거기를 메꾸려고 다른 공기들이 밀려 들어오고 이런 순환이 반복되면서 바람이 분다는 것은 일반 선풍기나, 날개 없는 선풍기나 공통된 원리이다.
하지만 날개 없는 선풍기는 공기의 그런 특성 이외에 사실은 공기의 마찰특성을 활용한 것이라 생각된다.

비행기 날개 모양으로 생겨 있는 홀의 틈으로 바람이 흘러나오면 이 바람은 날개의 표면을 타고 흐르고 그 흐름의 경계의 공기도 같이 따라 흐르면서 공기 흐름의 양이 증폭이 되는 원리이다.

다이슨에서 말하는 원리는 위와 같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일반 선풍기의 날개가 3~4개에 불과하기 때문이랄 밖에!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도 실상은 하단의 원통 내부에 선풍기와 원리상 다를 바 없는 Fan이 돌고 있다.
이 팬의 날개가 일반 기존의 선풍기의 날개에 비해 3~4배 많으니 그 펄스가 좀 더 평탄하고 촘촘한 것일 뿐.

원리 자체는 그다지 신기할 꺼리는 아니지만, 구현을 통해 실제로 맛보는 체감 효과는 만점인 듯싶다.
눈 가리고 아웅한 원리가 되었든 어쨌든 분명한 것은 기존의 일반 선풍기에 비해서는 공기의 흐름이 굉장히 고급스럽다는 것이다.
고급스럽다?
다이슨사의 표현에 따르면 공기의 양보다 질이라는 표현을 썼는데, 일리가 있다.
기존 선풍기의 바람은 일단 선풍기를 지나면 퍼지기 마련이고 먼 거리까지 도달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었다.
위와 같은 방식은 기존 선풍기에 비해서는 바람의 집중도나 상대적으로 먼 거리까지 바람이 도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한 가지 저런 방식의 장점은 사실 조용하다는 점이다.
눈으로 보다시피 팬이 외부로 노출되어 있지 않고, 팬의 날개 크기 역시 기존 일반 선풍기에 비해 현격히 작다.
때문에 이런 특성으로 인해 소음이 적어진다.
팬의 거대한 날개가 공기를 가를 때 팬의 끝이 공기를 칠 때 소음이 발생하게 된다.
이는 날개가 크면 클수록 둔탁하면서 제법 큰 소음을 만들어 낸다.
게다가 일반 선풍기의 날개는 넓기도 너무 넓었기 때문에 그 소음은 만만치 않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날개 없는 선풍기의 장점은 안전성이다.
날개에 부딪힌 공기가 원활하게 빠져나오려면 분명히 구멍이 존재해야 하고 아래 사진에 보다시피 기존 일반 선풍기는 그 공간이라는 것이 아이는 물론 어른의 손가락도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였으니 매년 선풍기로 인한 안전사고는 적지 않았다.

청소의 장점?
물건을 파는 입장에서는 진실과 거짓을 적당히 섞어서 자사의 상품 판매에 유리한 측면만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당연할 것이다.
내가 볼 때에는 외관적인 청소는 분명히 날개 없는 선풍기가 더 우수해 보인다.
하지만 앞서도 지적했지만,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에 진짜 날개(FAN)가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분해해내기 힘든 하단 본체 내에 숨어 있는 fan에 붙게 될 먼지들은 어떻게 청소할 것인가?
컴퓨터를 분해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오히려 케이스 속에 감추어진 fan들은 외부에서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굉장히 미세한 먼지들이 덕지덕지 눌어붙어서 먼지로 뒤덮인 새까만 fan이 되어 있다.
건강을 생각해서 일반 선풍기보다 날개 없는 선풍기가 좋다는 판매처나 제작사의 설명은 무시하도록 하자.
오히려 청소는 더 귀찮아질 수 있다!!

날개 없는 선풍기는 기존 일반 선풍기에 비해서 분명히 혁신적인 상품이다.
일단 디자인이 미려해서 보기도 좋고, 외관의 청소는 분명히 더 수월하다.
하지만 바람의 세기는 일반 선풍기의 강풍에 비해서는 분명히 약하다.
기계적인 측면에서의 장점으로는 안전성, 적은 소음. 딱 이 두 가지다.
미적인 측면에서의 장점은 디자인이 독특하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런 장점에 과연 40만 원 이상을 지불할 용의가 있느냐?이다.
다이슨의 날개 없는 선풍기의 가격은 40만 원 초반에서부터 약 80만 원 사이 정도이다.
이 가격이면 에어컨을 사는 게 낫고, 에어컨은 분명히 위에서 언급된 날개 없는 선풍기의 장점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에어컨은 선풍기에 비해 안전하다. (미치지 않고서야 일부러 벽이나 천정에 있는 에어컨에 손가락 집어넣을 리가…)
-소음 역시 기계적인 관점에서 일반 선풍기보다 낫다.
-에어컨은 선풍기와 차원이 다르게 바람 그 자체보다 실내의 온도에 집중한 제품이다.
물론~ 전기 요금 측면에서는 날개 없는 선풍기가 에어컨보다 낫다.
그리고 특히 나처럼 열이 많은 사람이라면, 다른 가족들은 원치 않을 때 나 만을 향해서 바람을 쏘고 앉아 있을 수가 있다.
이런 특별한 사람이라면 40만 원 이상을 지불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싶다.
가족 간의 화목이 40만 원 보다는 중요하지 않겠는가?
특히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조금은 무리를 하더라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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